우주 속에 홀로
눈을 떴더니 우주 속에 홀로였다. 그리고 모든 것을 5분 정도밖에는 기억할 수 없었다. 앞은 물론 뒤로도 보이는 것이 없었다. 그 무엇도 보이지 않았고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만져지는 것조차 없었다. 아니, 어쩌면 ‘만지다’라는 언어 자체가 그곳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공포에 질린 나머지 살려달라고 외쳤다. 소리가 나지 않았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소리가 전달되지 않았다. 공기의 입자들이 공간 속에 못처럼 박혀 있었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저쪽에서 이쪽으로 무엇도 흘러가지 않고 흘러들지 않았다. 망연해진 나는 그만 자리에 주저 앉아버렸다. 내가 앉은 곳이 바닥인지 허공인지 정확하지 않았다. 혹은 내가 정말 앉은 것인지 혹은 그대로 서 있는 것인지, 아니면 누워버린 것인지조차 정확하지 않았다. 어차피..
소설/짧은 소설 2011. 9. 1. 19:54
최근에 올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