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新)정치와 반(反)정치를 넘어서 1. ‘새정치’의 등장 ‘새 정치’가 아닌 ‘새정치’라는 고유명사는 지난 2011년 안철수 교수가 야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박원순 후보에게 양보하면서부터 생겨났다. 유력한 지지를 얻는 정치인이 미미한 지지를 받고 있던 후보에게 전격적으로 후보직을 양보한 것은 우리 정치사에 유래가 없는 일이었기에 ‘아름다운 양보’라는 타이틀까지 얻었다. 이후 안철수 교수의 대국민 지지율은 폭발적으로 상승하여 박근혜 대세론을 꺾고 박근혜 후보를 대선 후보 2위로 밀어내기까지 했다. 결국 정치판에 나올 것이냐 말 것이냐로 설왕설래를 반복하던 중 2012년 9월, 드디어 안철수 교수는 안철수 후보로 대선에 출마했다. 정가에 새정치의 바람에 폭풍처럼 불어 닥쳤다. 그러나 막상 정계에 발을 디..
좌파하라저자박노자, 지승호 지음출판사꾸리에 | 2012-04-12 출간카테고리정치/사회책소개부유(浮遊)하는 한국사회를 향한 외로운, 그러나 단호한 외침 ‘...글쓴이 평점 3. 지구는 진보하지 않는다, 다만 그 중용을 찾아갈 뿐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은 이라는 책을 1978년에 세상에 내놓으며 ‘가이아 이론’을 주창했다. 이 이론은 지구가 그 자체로 하나의 커다란 생명체이며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지구라는 유기체를 유지시키기 위한 세포와 같다고 말한다. 제임스 러브록은 지구를 ‘나무’와 같은 생명체로 여겼다. 리처드 도킨스와 같은 철저한 진화생물학자는 이 이론에 냉담하지만, 오히려 인문학자들은 ‘가이아 이론’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고 있다. ‘가이아 이론’이라는 명칭으로는 제임스 러브록에 의해 1..
멈춰라, 생각하라 - 슬라보예 지젝 지음, 주성우 옮김, 이현우 감수/와이즈베리 2008년의 촛불을 넘어서 수 백명이 넘는 장병 앞에서 ‘자유민주주의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할 때, 사실상 나는 먼저 ‘사회민주주의’라고 하는 낯선 개념을 설명해야만 했다. 냉전의 중심에서, 독재정권과 그들이 휘두르는 메카시즘에 짓눌려 살아온 한국인으로서는 민주주의라고 하면 자유민주주의라고만 생각했지 사회민주주의라는 개념은 여간해서 들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내가 정훈장교로서 장병들 앞에서 대한민국의 정치제도에 대한 강연을 하고 다닐 무렵, 세계는 미국의 패권이 급속도로 약화되고 중국은 아직 충분히 이빨을 드러내지 못했었다. 그 사이 유럽연합은 빠르게 과거의 영광을 회복해 갔고, 세계적인 학자인 제레미 러프킨은 이..
지금 시각은 11:00 때는 2012년 12월 31일이다. 나는 동해 바다로 해를 보러 떠나는 대신 두 편의 글을 기획하고 있다. 하나는 ‘세상’에 대한 글이고 하나는 ‘나’에 대한 글이다. 그리고 어쩌면 이 두 편의 글은 서로 연관을 맺을 지도 모르겠다. 먼저 쓰는 쪽은 ‘세상’에 대한 글이다. 마야 족의 예언에 따라 세상이 아직 멸망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감사의 차원에서 먼저 쓰는 것이라고 해두자. 물론 사실은 아니다. 웰빙, 힐링, 그리고 우리가 탐닉하고자 하는 것 우주가 갑자기 인플레이션으로 확장되고 빅뱅을 일으켜 지금 크기의 우주가 된지 137.5억년 가량이 되었고, 유럽에서는 한류 가수 중 ‘빅뱅’의 선호도가 가장 높다고 한다. 진화론에 의하면 세상은 어쩌다보니 만들어졌고, 창조론에 의하면 신의..
닥치고 정치 -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푸른숲 1 한 마디로 말하자면 가카에 대한, 가카를 위한, 가카에 의한 책이다. 거기에 덧붙여 '문재인'이라고 하는 차기 대권의 유력 인물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책이기도 하다. '딴지일보'라고 하는 매체는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매체가 아니다. 김어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지니고 있는 마초적인 분위기와 언어가 싫다. 그들은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를 통해 정치적 의견을 담는 형식의 대중성을 지향하고 있는데 우선 나는 그 '형식' 자체가 마음에 차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그들이 어렵다고 한 조국의 화법이 내게는 더 와닿는다. 조국 교수의 의 자매품, 혹은 대중버전을 표방하는 는 간단한 정치개론에서 시작해 '나는 꼼수다'의 시작을 알리는 인터뷰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