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그곳은 아름다울지도 - 야콥 하인 지음, 배수아 옮김/영림카디널 우리는 어쩌면 영원히 이어지는 기다란 고리를 "난 분명 죽게 되겠죠?"갑작스런 질문이었다. "난 죽고 싶지 않아요. 죽는 건 정말 소름끼쳐요.""아닐 거예요, 슈타르크부인. 우리 생각처럼 그렇게 끔찍하지만은 않을지도 몰라요." 어머니가 대꾸했다. "도리어 어쩌면 그곳은 아름다울지도 몰라요. 아직까지 죽음에서 돌아온 사람이 없는 걸 보면." -73p- 이상은님의 미발매 음반을 구했다. 너도 나도 경제타령을 애창곡으로 부르고, 자본의 부속물이 되어가고 있는 세상에서 내게 유일한 기쁨은 예술을 하고 예술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정판으로 구입한 이상은님의 음반은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고, 나의 삶을 다시 한 번 힘껏 밀어올려준다. ..
동물원킨트저자배수아 지음출판사이가서(주) | 2002-10-04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배수아는 이번 소설에서 동물원을 통해 이방인이 되면 자신에게 피...글쓴이 평점 누군가 아무런 인사를 남기지 않은 채 떠났다 해도 "심봤다!' 라고 외치고 있는 나를 발견했어. 킨트, 네가 쓴 너의 자서전을 읽고 나서야. 아니, 자서전이 아니라 수기? 아니야. 네가 쓴 소설인 건가? 아무튼 내가 바라는 건 모쪼록 네 눈이 아직은 이 글 정도는 읽을 수 있는 정도였으면 좋겠다는 거야. 글자 포인트 크기를 높일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으려해. 왜냐고? 너의 눈에게도 혹시 자존심이란 게 있을지도 모르니까. 난 너와 친해지고 싶거든. 그러니 조심해야지. 너의 글을 읽고 문득 나도 동물원에 가고 싶어졌어. 특히 네가 "동물원 킨트는..
독학자 - 배수아 지음/열림원 인생은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표현한다 제목부터 결연한 이 책은 제목만큼 결연한 문장과 의지들로 가득 차 있다. 독학자는 80년대의 민주화운동의 폭풍 속에서 개인의 지적 충족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나와 S의 이야기이다. 개별적인 가치들을 민주화라는 정치적 가치 아래 속박시키고 소외시켰던 80년대의 대학가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인간이 추구하고자 하는 자유의 끝이 어디인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독학자는 배수아라는 작가의 가능성과 잠재력이 여실히 드러난 작품이었다. 그녀는 소위 잘 읽히는 (문장 길이가 짧고 속도감이 있는) 문체를 스스로 버리고, 복잡하고 몇 번 되풀이 해서 읽어봐야만 의미의 맥락이 잡히는 만연체를 스스로 선택했다. 몇 개의 비문이 눈에 띠기는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