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 바닷마을 다이어리 / 바닷마을에서
바닷마을에서 바닷마을에서 산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듣는 소리는 항구의 뱃고동 소리였습니다.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갈 때면 바다 냄새가 나는 바람이 불어 왔습니다. 교실의 창문을 열면 멀리 바다가 보였습니다. 바다 저 편에는 수평선이 있어 늘 '세상의 끝', 혹은 '저 너머 어딘가'라는 말을 떠오르게 했습니다. 하나는 절망적이고, 하나는 희망적인 말입니다. 바다에는 끝도 있고 시작도 있었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나오는 길이면 항상 모래톱 위에 발도장을 찍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그저 아무 것도 없는, 아니 단지 모래밖에 없는 백사장이었습니다. 그점이 저에게 깊은 위안을 주었습니다. 파도처럼 거칠게 휘몰아치는 상념을 공백하게 만들어준 것입니다. 해변의 이쪽에서 저쪽까지 걸으며 늘 사람의 ..
산문/리뷰 2015. 12. 2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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