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바다 - 정한아 지음/문학동네 '꿈'이라는 거짓을 즐기는 법 매력적인 제목, 아름다운 표지 일러스트. 는 내가 좋아하는 요소를 두루 갖춘 작품이어서 한 번에 내 눈길을 끌었다. 를 쓴 정한아씨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책이 나오기 이전의 일이다. 대학 도서관에서 일을 할 시기였다. 나는 대산대학생문학상에 원고를 내보려고 지난 수상작들을 살펴보다가 '나를 위해 웃다'라는 단편을 읽고 놀랐었다. 그 작품은 담백함, 참신함, 메시지를 두루 갖춘 수작이었다. 그 단편으로 대산대학생문학상을 수상한 이가 바로 정한아씨였다. 비슷한 또래로 대산대학생문학상을 수상한 것만으로도 질투가 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장편으로 문학동네작가상까지 따버리다니. 나는 속으로 음험한 음모론까지 구상해보기도 하였다. 문장 라..
내가 즐겨듣는 클래식 음악 중 가장 사랑하는 것은 드뷔시다. 요즘은 연재하는 소설 '예스터데이' 덕분에 더욱 자주 틀어놓고는 한다. 소설 속에도 드뷔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드뷔시의 곡을 처음 들었던 것은 스물 한 살 무렵이었다. 한 커피하우스의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를 보고 면접을 보러 갔을 때 가게의 문을 열자마자 들려온 곡이 드뷔시의 '아라베스크'였다. 그 곡은 그곳의 공간과 환상적이라고 할만큼 어울렸고 지금도 그 순간의 기억들이 생생히 떠오를만큼 아름다운 곡이었다. '아라베스크'가 그의 젊은 날의 감성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면 오늘 소개하는 이 음반에서는 원숙기에 도달한 그의 음악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은 1905년에, 은 1907년 각각 작곡되었다. 동양의 불교적 음악과 인도의 명상 ..
스티브 잡스 이야기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짐 코리건 (명진출판사, 2009년) 상세보기 하트 점수 : ♥♥♥ 올 초에 아이폰을 구입하면서 '애플'이라는 회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아이폰은 '혁신'이라는 말이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한 제품이었다. 기존에 오즈 아르고폰으로 힙겹게 모바일 인터넷을 즐기던 나에게 아이폰의 컴퓨터와 다름없는 웹서핑 속도는 구원에 가까웠다. 더불어 아이폰으로 즐길 수 있는 여러가지 게임과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은 나 같은 준 얼리어댑터 성향의 종족들의 열광을 이끌어낼 수 밖에 없었다. 아이폰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애플'이라는 매력적인 이름을 가진 기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애플'이라면 비틀즈가 세운 음반회사와 동일한 사명이다. 그렇다면 둘은 같은 회사? 결론 = ..
하프웨이 감독 키타가와 에리코 (2008 / 일본) 출연 키타노 키이, 오카다 마사키, 미조바타 준페이, 오오사와 타카오 상세보기 하트점수 : ♥♥♥♡ '하프웨이'란 제목보다는 일본 원제 대로 '할프웨이'로 발음하는 게 더욱 바람직하겠다. 이와이슈운지가 제작자로 참여한 '할프웨이'는 이와이 월드의 영화답다. 영화는 많은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다. 아주 담담하게 고3 시절을 보내는 두 어린 연인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이렇다할 사건도 거대한 음모도 지독한 슬픔도 없다. 그저 그냥 누구나 어느 시절엔가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청춘의 한 페이지를 가만히 넘겨보는 영화다. 그 담담함이 참 좋았다. 영화 속에는 대사도 별로 없다. 카메라의 서정적인 렌즈가 두 사람의 마음의 흔들림과 여린 표정들을 아름답게 잡아낸다. 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