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 기억하고 있습니까 4
5분 정도가 지났을 때 후임 기사가 신문지를 한 뭉텅이 들고 나타났다. 선임 기사는 어김 없이 핀잔을 주었다. 고작 그 정도 가져와서 어쩌자는 거냐고 나더러 들으라는 듯이 보일러실 안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쳤다. 분명히 카펜터즈는 노래하고 있었지만 전혀 소리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불쾌함이 솟구쳤다. 여기는 내 집이다. 내 집의 공기를 빙하기 이전으로 돌려놓을 권리가 저들에게는 없다. 푹푹 한숨을 내쉬며 한 켠에 모아둔 이면지 여러 장을 집어들고 주방으로 갔다. 듬성듬성 놓인 신문지 사이의 간극을 이면지로 채웠다. 후임 기사가 어쩔줄 몰라하며 꾸벅꾸벅 인사를 했다. 지나친 예의는 부담스러웠다. 선임 기사가 보일러실에서 나오며 이면지로 보충된 바닥을 보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아, ..
소설/짧은 소설 2013. 3. 15.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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