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베지밀 A입니까? B입니까?
어설픈 채식주의자를 표방하고 있기도 해서 우유를 잘 마시지 않는다. 사실, 좀 더 본질적인 원인은 우유를 마시면 이상하게도 절반의 확률로 배탈이 난다는 데 있다. 두통이나 복통이나 아무튼 몸 구석 어딘가가 아픈 것을 지나치게 싫어하는 나로서는 괜시리 도박을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더구나 우유라고 하는 식품이 육신의 고통을 감수할 정도로 지고의 쾌락을 선사하는 식품도 아니지 않은가. 가끔씩 나는 불온한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 가령 대관령 목장에 올라가 들판에 누워 소젖을 시원하게 빨아마시고 있는 인간의 풍경 같은 것 말이다. 요즘 하도 자연식 같은 게 유행을 하니까. 웰빙의 열풍과는 아무런 관련 없이 나는 어릴 적부터 두유를 즐겨 마셨다. 두유 애호가라면 누구나 겪었을 갈등이 있을 것이다. 바로 베지밀 ..
산문/에세이 2013. 6. 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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