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킹콩 1
아버지와 킹콩 1 아버지와 킹콩을 보러 갔던 적이 있었다. 정말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억이 남아 있다. 어째서였을까. 아버지는 다정하게 자식의 손을 잡고 영화관따위를 가는 사람이 아니었다. 처음 보았던 커다란 영화관의 스크린, 흑과 백으로만 구성된 영화, 조악한 킹콩, 그리고 영화에 진지하게 몰두하며 긴장하고, 웃고, 울기도 하던 아버지의 표정. 어른이 되어 다시 킹콩을 찾아보았다. 그때의 아버지를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이해할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던 세월만을 살아왔다. 아주 가끔씩 이해해보려한 적은 있었다. 그때마다 ‘역시 이해 못해.’라는 결론만을 얻었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낭비할 시간은 없는 시대였다. 1492년 10월 12일, 콜롬부스가 아메..
소설/짧은 소설 2011. 7. 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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