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네스티요나 EP 음반에는 요나 씨의 사인이 선명하게 쓰여져 있다. 쌈지 바람 라이브 콘서트장이 아직 건재하던 시절, 공연 현장에서 받아온 것이다. 처음 'cause you're my mom'을 듣고 받은 음악적 충격은 아직도 선명하다. 와, 이런 것도 만들 수 있구나. 이런 감성이 한국에서도 태어날 수 있구나 찬탄하며 몇 번이고 되풀이해 들었다. 같은 EP 음반에 수록된 '이렇게'는 한동안 휴대폰 벨소리로 쓰기도 했다. 2008년 3월에 마지막으로 그녀의 모습을 공연장에서 보고, 나는 군에 입대해야 했다. 그것이 마직막이 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감하지 못했다. 군에서 2집 발매 소식을 듣고 일부러 휴가를 내서 나와 매장에서 씨디를 샀다. 이후 공연 소식을 수소문했지만 알 수 없었다. 요나를 제외..
청춘의 문장들 - 김연수 지음/마음산책 푸를 청에 봄 춘 이번 학기 동안 국어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자기만의 책을 짓게 했다. 그 중 한 학생이 이라는 이름의 소설집을 냈다. 그 속에 든 한 편의 소설 제목에 내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 '푸를 청에 봄 춘'. 익숙하게 보아온 문장이었지만 묘한 울림이 있었다. 한 번 마음에 인 파문은 쉬이 잦아들지 않고 오래오래 원을 그려 나가고 있다. 동네서점을 표방하는 홍대의 땡스북스에서 최근에서야 을 구입해 읽었다. 베스트셀러에 손을 가져가는 일은 만원 지하철에 오를까 말까 망설이게 되는 경우와 비슷하다. 그 지하철이야말로 나를 목적지에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데려다줄 것이 틀림 없을 경우에는 더욱 망설이게 된다. 하지만 나는 대체로 만원 지하철에는 오르지 않는다.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