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일선물을 잘못 사오거나 모자를 내려놓은 남자 5
그날의 일은 10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잊혀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나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중절모를 혐오하는 여자 중의 한 명으로 살아가고 있다. 생일선물을 잘못 사오는 남자, 그러니까 지금의 남편 역시 처음에는 혐오의 대상 중 하나였다. 그는 중절모를 쓰고 있었던 것이다. 모든 것이 다 좋지만 딱 두 가지 결점이 있어, 하나는 나이가 상당히 연상, 두 번째는 건망증이라는 소개를 지인에게 받았을 때만 해도 나는 그가 언젠가 꿈에서 보았던 생일선물을 잘못 사오는 남자이며, 중절모까지 쓰고 있으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모 관광호텔 카페의 소개팅 - 이라고 쓰고 맞선이라고 읽는 게 정확 - 자리에 앉아 있는 그를 멀리서 처음 보았을 때 나는 곧바로 발길을 돌려 호텔을 나가려고 했었다. 주선자가 레슬링 기술까지..
소설/짧은 소설 2014. 9. 23.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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