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풍경
그리움의 풍경 비가 개이고 하늘이 멀어졌다. 잠시 푸른 벌에 널어두었던 흰 빨래를 하나 둘 걷어 다시 내 방 한 켠 가시나무 같은 옷 걸이에 걸어두었다. 아직 채 마르지 않은 빨래를 말리려고 선풍기를 켰다. 여름이 웅웅 울며 제 몸에 남아있던 먼지를 뿜었다. 쓸모없는 기억들, 버려야할 찌꺼기들이 방 안 가득 찼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을씨년스런 가을비의 냄새를 지우려 라디오를 틀어보았다. 치직. 잡음은 몸을 낮춰 방바닥을 흘렀다. 주파수를 살짝 돌리자 곧 익숙한 유행가가 흘러나왔다. 어느 주파수를 잡던 비슷했다. 창 밖의 멀어진 하늘은 누가 죄다 구름을 걷어 갔는지 시리게 파랬다. 창문을 열었다. 집 근처의 공사장에서 작업하는 소리가 들렸다. 탕탕 위잉. 고단한 소음들. 라디오 속의 가수는 가슴 ..
소설/짧은 소설 2013. 4. 28.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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