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마을에서 바닷마을에서 산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듣는 소리는 항구의 뱃고동 소리였습니다.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갈 때면 바다 냄새가 나는 바람이 불어 왔습니다. 교실의 창문을 열면 멀리 바다가 보였습니다. 바다 저 편에는 수평선이 있어 늘 '세상의 끝', 혹은 '저 너머 어딘가'라는 말을 떠오르게 했습니다. 하나는 절망적이고, 하나는 희망적인 말입니다. 바다에는 끝도 있고 시작도 있었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나오는 길이면 항상 모래톱 위에 발도장을 찍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그저 아무 것도 없는, 아니 단지 모래밖에 없는 백사장이었습니다. 그점이 저에게 깊은 위안을 주었습니다. 파도처럼 거칠게 휘몰아치는 상념을 공백하게 만들어준 것입니다. 해변의 이쪽에서 저쪽까지 걸으며 늘 사람의 ..
공기인형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2009 / 일본) 출연 배두나,아라타,이타오 이츠지 상세보기 하트점수 : ♥♥♥ '배두나씨의 출연작이라면 무엇이든 OK라는 주의자'이기 때문에 예전부터 '공기인형'을 보려고 벼르고 있다가 엊그제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로 보게 되었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여전히 배두나씨는 나이스 바디로군" 하는 감탄사가 흘러나왔지만, 그런 말초적인 감상을 이어나간다면 조금 지성적으로 보이지 않으니 꾹꾹 접어두기로 하겠다. 지성인-으흠-의 관점에서 본 영화는 기대를 충족시킨 부분도 있고, 영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어 보통의 만족도를 표현하는 하트 세 개를 주었다. '공기인형'은 일종의 작가주의 영화로서, 감독의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캐릭터를 희생시킨 작품이다. 공기인형이라는 것 자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