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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즐겨 찾는 철원도서관.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난다.
자전거의 둥그런 바퀴는 나를 둥근 지구의 끝까지도 데려가 줄 것만 같다.
못다쓴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는 고려대학교 캠퍼스.
고대 앞 커피 빈에서 '안녕, 구름들 3부'를 쓰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내렸다.
비는 바라보아도 좋고 그 속에 있어도 좋다.
오랫동안 사진계에 몸담으셨던 친구가 찍어준 나의 모습. 작년부터 옷을 수급받지 못하여 저 복장이 거의 멀고느린구름이라는 캐릭터의 코스튬처럼 되어가고 있다.
월드컵 응원을 모여든 인파들. 지구 평화를 위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 좋겠다.
던킨 도너츠에 있던 어여쁜 조화.
던킨도너츠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막상 또 먹어보면 맛있고, 무엇보다 보는 재미가 있다.
고대 앞 캘리포니아에서 채드와 한 밤의 맥주 간담회를 가졌다. 캘리포니아는 내가 유일하게 알고 있고, 종종 갔던 술집이다. 호텔 캘리포니아를 연상케 하는 것도 좋고, 가게의 분위기도 좋고, 무엇보다 문예창작학회원 시절의 추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어 좋다.
맥주라면 버드와이저다. 운명이다.
나한테는 제발 복수하지 말아주었으면 좋겠다.
20대 초의 풋풋했던 시절 늘 걸어다녔던 기숙사 앞 큰길. 그때의 그들도 가끔 이곳에 돌아와 볼까.
나에게 바리스타의 길을 열어주었던 커피하우스 보헤미안. 2년 동안 이곳에서 일하며 많은 일들을 겪었다. 죽는 날까지 잊혀지지 않을 곳이다.
내가 자취하던 방이 있는 집으로 올라가는 제기동 골목길. 왼쪽에 제일교회였던가? 하는 게 있다.
밤길을 거닐다 뽑기 상자 속에 들어 있는 아이들을 보면 구출해주고 싶다는 기사도 정신이 불쑥불쑥 일어나지만... 낚이면 지는 거다.
비에 젖은 거리, 인공의 불빛에게는 무도회장이 된다.
팥빙수는 진리다.
체인점 커피가게 따위는 가지 않겠다! 라는 것을 신념으로 해두고 있지만 콩다방은 좋은 것이다.
단편을 쓸 때는 항상 샤프를 이용한다. (예전에는 장편도..) 샤프를 수집하는 게 내 취미 중의 하나인데 사진에 나오는 샤프는 내가 가진 모든 샤프를 다 합친 것보다 비싼 명품 샤프다. 독일의 라미에서 소설가들을 위해 한정 수량으로 특별 제작한 샤프라는 것만 밝혀둔다.
종로는 거닐고 거닐어도 좋다. 항상 이야기가 넘치는 곳이다.
한낮의 홍대는 길을 잃어버릴 수록 아릅답다.
사람의 인연이 모이는 정류장이 있어서, 그 정류장에서도 저런 전광판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
10년 전의 그 첫사랑 아이는 13분 후 도착합니다. 2년전에 헤어졌던 그 여자아이는 4년 뒤 도착합니다 등등.
변하지 않는 곳이 있다는 건 좋다. 기꺼이 추억을 담는 자루가 되어준다. 커피하우스 보헤미안, 청춘은 거기 머물러 있거라.
버스에서 바라본 서울의 풍경들. 하루키의 소설 속에 나오는 동경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서울도 아름답다. 언젠가 서울이 정말 아름답게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그런 소설을 써보고 싶다.
집으로 오는 길. 어스름 무렵의 하늘과 거리는 언제나 내 가슴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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