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 넷째날(2)
넷째날(2) “누… 누구시오.” 나는 분명히 그렇게 물었다. 그 사람은 사람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느닷없는 내 물음에 놀란 그 사람은 우산을 쥔 오른 손에 왼 손을 모으고 나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합장을 한 거다. 당시 나는 승복차림이었으니, 아마 머리를 기르는 법사겠거니 생각한 게 아닌가 싶다. “영주에 조그만 의복공장에서 일하는 여공입니다. 제 행색이 너무 누추해서.. 부처님 앞에 누가 된 게 아닌지.. 죄송합니다.” 그 사람은 대뜸 사과부터 하는 것이었다. 내가 누구냐고 물어본 목소리가 다소 컸던 모양이다. 그래서 아마 내가 화를 내는 것으로 착각한 것 같았다. 기왕 법사 흉내를 낸 김에 그 사람의 이름이며, 나이며, 영주에서 이곳까지 오게 된 사연이며 하는 것들도 알아보고 싶었다. 나는 그 사..
소설/짧은 소설 2012. 1. 2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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