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의 조각
오늘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초여름의 조각을 주웠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왜에 따라 설명해달라고 누가 요청을 한다고 해도 답해줄 수는 없는 그런 과정을 통해 입수했다. 이 '초여름의 조각'이란 것은 참으로 설명하기가 난감한데... 애써서 설명을 해보자면 천천히 달리는 차창에 우연히 회색의 돌담과 그 담을 반쯤 덮은 담쟁이 덩굴이 보이는 순간의 느낌 같은 것이다. 봐라. 애초에 내가 그래서 설명하기가 난감하다고 한 것이다. 블루레이 디스크에 1테라 정도 용량의 햇살을 담아오지 않는 한 충분히 상대에게 초여름의 조각을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러니 우리 과감하게 초여름의 조각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하는 것은 포기하기로 하자. 우리는 방금 전에 초여름의 조각을 이해하거나 설명하는 것을 포기했다. 물..
소설/짧은 소설 2016. 5. 1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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