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 다섯째 날
다섯째 날 사랑하는 딸아, 다시 날이 밝았다. 그리고 아빠는 아직 살아 있구나. 다행이다. 신은 아직 내게 이 이야기를 끝마칠 기회를 주려는 것 같다. 그래, 끝마쳐야겠지. 나는 지금 어제와는 다른 숙소에 있다. 창을 열면 동해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곳이야. 오늘 아침 일찍 동해로 옮겨 왔다.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었다. 이 해변은 네 엄마와의 추억이 있는 곳이다. 네 엄마가 한 번 와보고는 반해서 여름이 될 때마다 오자고 조르던 곳이란다. 하지만 네 엄마와 오기 전에는 그 사람과 처음 이곳에 왔었다. 딸아, 네가 나를 싫어하게 되었다는 것을 잘 안다. 아냐, 그래.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경멸하게 되었다는 것을. 사랑하던 이의 타락과 추악은 무엇보다 깊은 상처를 남기는 법이지. 네가 노동운동을 하면서 목격하..
소설/짧은 소설 2012. 1. 3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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