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모어 타임, 원 모어 찬스 2
그남은 어두워진 풍경과 자기 옆의 빈 자리를 번갈아 바라본다. 문득 자리에서 일어나 6번 좌석을 살핀다. 그녀가 없다. 무례함을 무릅쓰고 다른 좌석도 살펴본다. 잠을 자고 있지 않은 사람들의 불쾌한 시선이 날아든다. 그녀는 없다. 다시 자리에 앉는다. 11년이다. 아무리 서로 친한 사이였다고 해도 11년이란 세월은 그리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다. 그녀에게 딱히 묻고 싶은 이야기도, 서로 반드시 나눠야할 이야기도 사실 없다. 그때 알고 지내던 그녀 쪽의 사람들의 안부라도 물을까 싶지만, 그들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실례일 것이다. 영화는 삶을 모방하고 삶은 영화를 모방한다. 그남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찾아내어 말을 건다면 후자쪽이 될 것이다. 어디선가 보지 않은 삶이란 없다. 서른이 지난 이후 삶의 ..
소설/짧은 소설 2013. 7. 2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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