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새벽의 글쓰기는 외롭고 쓸쓸하다.
등단하지 못한 작가의 글쓰기는 더욱 외롭고 쓸쓸하다.
대부분의 사람이 아직 잠들어 있는 이 시간에
나는 누구를 향해 글을 쓰고 있는 것일까.
나의 글이 누구에게 어떤 의미로 읽혀질까.
단 한 사람이라도 나의 글을 읽어준다면 그걸로 족하다
라는... 거짓말은 사람을 공허하게 한다.
가능하면 많은 사람이 읽어주었으면 좋겠고
그리하여 이 고독한 작업이 조금쯤은 의미가 있는 일이었으면
누군가의 마음에 닿아 흔들림을 주는 일이었으면 싶다.
하루키는 매일 아침 일어나 4시간 정도 글을 쓰는 것을 직업윤리로 삼고
김연수는 매일 원고지 15매를 채우는 것을 의무화했다.
그런데 나는 '매일 단 몇 줄이라도 우선 쓰자' 라는 것조차 꼬박꼬박 잘 지키지 못한다.
주어진 여건은 누구나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소설가가 된다는 것은 어김없이 자리를 지키는 일이다.
단 한 줄이라도 써질 때까지 하얀 종이를, 혹은 하얀 스크린을 마주하는 일이다.
이것을 할 수 없다면 작가가 될 수 없다. 고 생각한다.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글을 쓸 수 없고
연애를 하면 연애를 하느라 글을 쓸 수 없고
그리우면 그리워서 글을 쓸 수 없다고
구차해지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문제에서 시작해야 한다.
자신의 문제로 우선 받아들여야 한다.
더디더라도 뚜벅뚜벅 나아가야 한다.
한 자 한 자 써내려가야 한다.
2011. 3. 9. 멀고느린구름.
'산문 >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새 어쿠스틱 기타 (1) | 2011.04.11 |
---|---|
나는 가수다 논란에 대해 (0) | 2011.03.27 |
자전거 도둑 (2) | 2011.02.27 |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 거야... (0) | 2011.02.09 |
당신의 강의는 당신을 아릅답게 합니까 (0) | 2011.01.29 |
Comments
최근에 올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