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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늦가을 무렵. 갑작스레 하던 일을 중단하고 혼자서 한 달 간 전국일주를 시작했다. 여수를 가기 전 길목으로 진주에 들렀었다. 그 시절의 진주는 좀 더 외롭고 단단했다.
10년만에 다시 찾은 진주는 조금 너그러워졌고, 깊어졌다고 느꼈다. 그렇게 달라진 것이 비단 진주만이 아니라, 바로 내 모습이라면 더 좋으련만.
강물에 떠내려가는 유등을 보며 생각했다.
"비단 10월의 강물에 떠내려가는 것이 유등뿐이겠는가..."
순간 순간 참 많은 것들이 떠내려가고 있다.
아직, 사랑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의 오만일지도 모를 일이다.
2013. 10. 15. 멀고느린구름. E-P1 / Contax G1 28mm / 진주 남강, 진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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